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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 9집 'Goodbye, grief'를 발표한 그룹 자우림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2년2개월 만인 14일 정규 9집 '굿바이, 그리프(goodbye, grief.)'를 발표한 록 밴드 '자우림'의 보컬 김윤아(39)는 "그래도 나이가 들어도 이 팀에게는 청춘이 가장 중요한 소재가 되지 않을까 해요"라고 밝혔다. 

자우림은 이번 앨범에서 청춘에 대한 애틋함을 그려낸 타이틀곡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내세웠다. 

"우리 앨범의 화자는 남자일 수도 있고, 여자일 수도 있어요. 그래도 20, 30대 사이 청년이라고 생각해요. 굉장히 평범하고 행복해지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저희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살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노래의 주인공이지 않을까 하는 거죠. 저희 멤버들은 낙관적이면서도 비관적인 캐릭터들이거든요. 치열하게 행복해지기 위해 음악을 하고 있으니까요. 청년을 떠올리면 같은 생각이에요."

'스물 다섯, 스물하나'라는 제목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어느 날 저희 아기를 유치원 버스에 태워주느라 나왔다 집에 다시 들어가는데, 꽃이 만개해서 예쁘게 폈더라고요. 꽃이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데 애틋한 생각이 들었고 그 제목이 떠올랐어요. 그 말이 딱 맞은 거죠. 제가 24세 때 자우림으로 데뷔했으니, 청춘을 떠올리게 하는 나이이기도 하죠."

앨범에는 이밖에 웅장하면서도 우아한 스트링 세션과 현악 사운드가 인상적인 '안나(Anna)', 록&롤 비트와 마치 시조를 연상케하는 구성진 가락을 결합시킨 '님아' 등 총 11곡이 실렸다. 

자우림은 1997년 1집 '퍼플 하트(Purple Heart)'로 데뷔한 뒤 3집까지 스튜디오 녹음 경험도 적고 자신감이 없어 음악적으로 보완하자는 생각으로 사운드를 꽉꽉 채웠다. 김윤아는 그러다가 "4집부터 본연으로 돌아가 사운드를 비우는 작업을 했어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1년 발매한 8집 '음모론'을 끝으로 사운드를 비우는 작업을 일단락했다.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9집을 작업하면서 좀 더 촘촘한 사운드를 구현했죠. 송라이팅도 밴드 사운드를 전제로 했고요."(김윤아)

9집은 자우림의 지금까지 세계관을 유지하면서 총정리한 것이다. 동시에 새로운 세계관으로 향하는 첫 번째 관문 같기도 하다는 느낌이다. 

김윤아는 "당분간 사운드적으로 비우는 작업은 하지 않을 것 같다"면서 "이번처럼 앙상블적으로 더 생각하면서, 좀 더 촘촘하고 계산된 사운드 위주로 작업할 것 같다"고 알렸다. 

자우림은 앞서 '스물다섯 스물하나'를 주제로 SNS에 매일 그림 에세이를 올리고, 팬들의 댓글을 받은 뒤 이를 엮어 에세이집 '스물다섯 스물하나 그림'을 완성하는 프로젝트을 벌이기도 했다. 

드러머 구태훈(41)은 "팬들이랑 같이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면서 "저희와 같은 시대를 살고 있는 청춘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많이 알게 됐다"고 전했다.

아이돌 위주의 21세기 한국 음악 신에서 밴드로 살아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우림은 그러나 밴드 17년차로 지금까지 9장의 정규 앨범을 내놓으면서 밴드로서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사람마다 얼굴도 다르고 소통하는 방식도 그렇죠. 그래도 운명적으로 만나는 계기가 생겨요. 그 사람을 이해하고 그 사람의 생각을 사랑해주는 거죠. 이런 게, 이런 음악 신이 밴드 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악이 대중적이어야 하고, 음악이 훅(hook)이 있어야 하고, 꼭 가사가 간단해야 하고 리듬이 디스코적이어야 하고…. 그런 것이 중요한 게 아니죠."(구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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