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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은서(28)는 지인들에게 ‘순둥이’로 불린다. 하지만 영화 ‘창수’(감독 이덕희)에서 ‘미연’으로 살며 줄담배를 피우고 음주를 즐겼다. 폭력조직 두목의 여자가 같은 조직 2인자와 불륜을 저지르더니 급기야 동네 건달 ‘창수’(임창정)까지 꼬드겼다. 매력을 길거리에 뿌리고 다니는 팜파탈이다.

2년6개월 전에 촬영을 마쳤으니 고작 데뷔 4년차 때 모습이다. 당차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손은서는 “이제껏 출연했던 작품과는 다른 분위기의 여성이다. 음주나 담배, 욕을 하는 장면이 부담스럽기는 했다. 솔직히 담배도 실제로 피우게 될줄 몰랐다”며 웃었다. 

“감독님께서 담배 피우는 흉내만 내라고 하실 줄 알았어요”라는 안일한 생각이었다. 이 감독은 속담배로 피울 것을 주문했고 손은서는 6개월 동안 흡연자로 살았다. “시나리오에도 담배 피우는 신이 많았어요. 버스트, 풀샷 할 것 없이 찍었죠. 또 후반 작업에서도 흡연 신이 추가됐어요.”

다행히 현장에는 남자들 뿐이었다. 임창정·안내상 등 선배 배우와 매니저에게 담배를 배웠다. “딱히 누구에게 ‘흡연의 방법’을 묻지 않았는데 주위에서 ‘여자는 담배를 이렇게 피워야 예쁘다’면서 한 마디씩 던지고 갔어요. 자연스러운 터득이었죠. 촬영 중 식사가 끝난 후에도 선배들과 나가서 같이 흡연을 즐겼으니까요. 영화가 1~2개월 촬영이 미뤄지면서 더 오랜 기간 피워야했어요”라며 별일 아닌 듯 웃었다.

‘창수’ 촬영을 마치면서 금연을 시작했다. 주위에서는 ‘못 끊는다’고 내기를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니코틴에 중독될만큼 돼 저의 금연을 두고 내기를 하기도 했는데 제가 이겼어요”라며 즐거워했다 “물론 습관적으로 피웠던 게 있어 끊고 나서 담배 생각을 참는 게 쉽지는 않았죠. 하지만 원래 담배를 피우지 않았고 또 흡연하면서 좋다는 느낌을 못 받았던 것 같아 쉽게 끊을 수 있던 것 같아요.”

음주 신도 녹록치 않았다. 데뷔 후 처음으로 술을 진짜로 마시고 촬영했다. “처음에는 취해서 대사를 까먹으면 어떻게 하나 싶어 무서웠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몇 잔 마시니 긴장이 풀리고 부드러워지는 느낌이 있었어요. 사실 제가 술을 못 마시는 편이 아니거든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욕설도 자연스럽게 느껴지긴 했지만, “가장 어려웠다”며 고개를 가로 저었다. “누구에게 욕을 해본 적이 없어요. 정말 욕설은 무리라고 생각했죠. 운전하다가 화가 나도 제가 할 수 있는 말은 ‘미친 거 아니냐?’ ‘이건 아닌데’ 정도예요. 제 입에서 나온 최고의 욕이 ‘거지 같아’죠. 하지만 미연은 그러면 안 되니 자연스럽게 하려고 했는데 아직도 화면을 보면 너무 어색해요. 욕하면 감정이 시원해진다던데 전 오히려 그런 제 모습이 익숙지 않아 스트레스가 쌓였어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액션 장면은 마음 편했다. 손은서는 영화에서 대선배 안내상에게 뺨과 복부를 강타당했다. 그녀 역시 안내상의 뺨을 내리쳤다. 시늉이 아니었다. “선배님과 나이 차이가 나서 걱정이 많이 됐어요. 다행히 선배님들이 편안하게 하라고 해주셨죠. 임창정 선배님도 여기서 자연스레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안 나온다고 격려해 주셨어요. 실제로 때리고 맞았는데 도움이 됐죠. 그 반응이 실제같이 나와서 만족해요”라는 마음이다.

손은서는 ‘창수’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고등학생이나 청순한 역할에서 SBS TV ‘내 딸 꽃님이’를 시작으로 ‘그녀의 신화’의 악녀로 진화했다. 이번 작품을 계기로 또 다른 캐릭터를 만나고 싶은 욕심이 있다.

“‘창수’의 미연은 이제껏 제가 보여준 역할과는 다른 분위기를 풍기죠. 완전한 악역도 아니고요. 이 영화를 먼저 촬영했지만, 개봉 시기가 늦어지면서 악녀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떨어지지 않을까 싶어요. 다른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좋은 타이밍에 찾아온 선물이에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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