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jpg

"기존 이미지에 대한 답답함이 있어요. 저는 편안한 걸 좋아하는데 방송에서의 제 느낌은 잘 차려지고 예의바른, 댄디한 청년이죠. 언제 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을지 고민입니다."


박해진(31)은 SBS TV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몇 년째 따라붙었던 '연하남'의 꼬리표를 뗐다. 대신 '휘씨눈' '휘보살' '휘라리' '휘보르기니' '휘코난' 등 새로운 애칭을 가득 안고 드라마를 마쳤다. "매번 사랑에 실패해서 '휘로호'라고 불리기도 해요"라고 눙치면서도 "트렌디함, 인기를 얻을 수 있었다"며 즐거워했다.

"주로 제 나이에 맞지 않은 역할을 연기해왔어요. '에덴의 동쪽'에서는 열한살짜리 아들도 있었죠. 주말드라마와 일일드라마에 출연하다보니 올드한 느낌도 강했고요. 이 드라마가 밝고 어린 작품을 할 수 있는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습니다."

박해진은 드라마에서 '천송이'(전지현)를 15년 동안 짝사랑한 '이휘경'을 연기했다. 대기업 S&C그룹 막내아들로 밝고 긍정적이다. 하지만 소시오패스 성향의 둘째형 '재경'(신성록)이 큰형 '한경'(연우진)과 많은 사람을 죽이고 천송이까지 위협하자 형과 대립하게 되는 비운의 인물이다.

"3년 동안 짝사랑을 해봤는데 15년 동안 한 사람을, 그것도 날 밀어내는 사람을 사랑할 수 있을까 싶어요. 언제 알아차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옆에 있어 주는 편이거든요. 주위에서 답답해할 수도 있죠."

애초 박해진은 신성록이 연기한 '이재경'으로 출연할 예정이었지만, 1회 촬영을 마친 후 갑작스레 '휘경'으로 역할이 교체됐다. "원래 재경을 맡으려고 했던 친구가 빠지면서 내가 휘경을 하게 됐다. 다행히 신성록 선배님이 재경을 완벽히 연기해줬다. 하지만 내가 휘경을 하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재경'을 통해 기존 이미지를 벗어 버리고 싶었어요. 앞서 출연한 '내 딸 서영이'가 4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이나왔지만 여전히 '연하남'(KBS 2TV '소문난 칠공주')이라는 얘기를 들었죠. '재경'을 하면 순하고 여리고 착한 이미지를 벗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또 잘할 수 있을 것 같고 캐릭터를 잘 만들 자신도 있었죠. '휘경'은 제가 가지고 있는 모습에 한 두가지 플러스하면 됐지만 재경은 새로운 것을 창조해야 하는 인물이라 욕심이 났었죠."

박해진은 "이 드라마에 출연하니 어린 친구들이 많이 알아봐준다. 아는 분의 딸과 통화를 하면 막 자지러지기도 하고. 시청률이 40%까지 오르지는 않았지만 체감 시청률은 그 이상이 되는 것처럼 큰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며 웃었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연기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분량이 줄었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렇다 해도 내몫이다. 내가 좀 더 잘했으면 도민준(김수현)과 이휘경 사이에서 갈등하는 송이의 모습이 그려졌을 수 있다. 그게 잘 살지 않아서 작가님이 분량을 죽였을 수도 있다. 내 연기, 내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이라고 덤덤히 받아들였다.

박해진은 이 작품에서 전지현, 김수현과 호흡을 맞췄다. "김수현은 나보다 나이가 어린데도 내공이 있는 친구다. 갑작스럽게 나온 대본에도 침착하고 치밀하게 연기를 해낸다. 현장에서는 굉장히 밝은 친구다. 전지현 선배님은 천송이에 가까운 편이다. 평소에도 표현이 많고 직설적이고 재미있다."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 공영 CCTV가 집중 조명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치맥' '천송이 패션' '도민준 헤어스타일' 등이 유행할 정도다. 박해진은 "중국이 보수적이라 '외계인'이라는 소재를 못 받아들일 줄 알았다. 이렇게 뜨거운 반응이 있는 것을 보니 내가 중국을 몰랐던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해진은 "앞으로도 자유로운 느낌의 연기를 많이 하고 싶다. 항상 차려진 듯한 반듯한 느낌에서 벗어나 연기적으로 나를 내려놓고 싶다"는 마음이다.

saint@thegamenews.com